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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 번째 골목] 한국 건축사, 움집에서 아파트까지!

길은 책에 있다 - 소소한 책 이야기

by 오가네손 2022. 3. 19.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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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신이 아닌 한, 또 그렇게 될 수 없는 한, 길은 책에 있음에..."

2020년, 전역을 기념하여 선물로 받은 책에 아버지께서 적어주신 말씀입니다.

 

부끄럽지만 성인이 된 후에는 군 복무 시절을 제외하면, 바쁘다는 핑계로 책을 멀리해 왔습니다.

전역한 이후에도 아버지의 말씀을 머리에는 새기고 있었지만, 행동으로 옮기는 데에는 게을렀었죠.

이제는 다시금 책을 잡고, 책이 보여주는 여러 골목들을 다시금 들여다보고자 합니다.

그리고 그 기록을 이곳에 남기고자 합니다.


 책 제목 : 『나무, 돌, 그리고 한국 건축 문명』

 지은이 / 옮긴이 : 전봉희 저.

▶ 출판사 :  21세기북스

▶ 짧은 독후감

    학교에서 수업을 들으면서, 혹은 그동안 교양서적을 읽으면서 정말 다양한 분야의 역사를 다룬 책들을 읽었다. 한국사와 세계사는 물론이고 과학사, 미술사, 요리의 역사, 심지어는 야구의 역사까지. 그런데 한국 건축물의 역사라니. 상당히 생소하게만 느껴졌다. 그래서일까. 아버지께서 선물로 주신 이 책은 처음부터 더욱 눈길을 끌었다.

    '나무'와 '돌'. 제목 그대로 이 두 건축 재료와 '온돌'이라는 공간 활용 방식을 중심으로 한국의 전통 건축은 동아시아나 서구의 다른 건축 양식과 어떤 차이가 있는지, 그리고 근현대로 넘어오면서 어떤 식으로 변화해 왔는지를 개괄적으로 서술하고 있다. 단순히 건축의 변화상을 살피는 것을 넘어서, '전통'이라는 것은 무엇이고 우리가 그간 '한옥'이라 불러온, 한국의 '전통 가옥'이라고 생각했던 건축 문화는 정말로 '한국적인 옛것'을 대표한다고 볼 수 있는지에 대한 화두를 던지고 있는 점이 인상 깊었다. 이번 학기 들어 '동아시아의 과학, 전통과 현대'라는 과목을 수강하며 동아시아의 과학사를 바라보는 관점과 방법론에 대하여 배운 적이 있다. 'Why-no Question'으로 대변되는, '왜 동양/한국 에는 ~이 없었는가?'를 탐구하는 서양/중국중심적인 사고관에 대한 내용이었는데, 본 책의 저자 분께서 이러한 관점을 한국 건축사의 해석에도 적용하신 듯 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강의로 진행되었던 내용을 옴니버스 느낌의 글로 서술한 책이라 그런지, 소주제와 소주제 사이의 연결이 긴밀하게 이어져 있다거나 글이 매끄럽다고 느껴지지는 않았다. 덕분에 학교를 오가는 길에 여러 번 끊어 읽었음에도 흐름이 끊긴다는 느낌이 들지는 않았지만, 반대로 읽었다 멈추었다를 반복하다보면 이전의 내용이 잘 떠오르지는 않는 단점도 있었다.

    TEDXSNU 활동을 했던 시기에, 연사님으로 '친환경 건축 실험'을 하시는 건축가님을 모신 적이 있었다. 건축물 본래의 기능과 심미적 가치를 넘어서 지속 가능한 발전을 추구하기 위한 시도가 건축물에도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을 연사님의 강연을 통해서 배울 수 있었다. 실존하는 지구온난화의 위협은 모든 분야에 '지속 가능한 발전'이라는 핵심 가치가 부상하도록 만들었고, 인터넷을 통한 초연결 시대의 도래는 모든 분야에서 '대한민국'만이 가지고 있는 고유한 가치와 역량이 무엇이고, 그 명맥을 보존하면서도 세계의 흐름에 어떻게 녹여낼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촉구하고 있다. 건축이라고 그 예외는 아닐 것인데, 이는 건축가 만의 노력으로 해결되지는 않을 것이다. 결국 우리 시민들도 건축이라는 분야에 눈을 돌려야 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그러한 차원에서 이 책은 많은 생각 거리를 던져줄 훌륭한 '건축 교양 서적'이라 할 수 있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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